“상대의 공격에 반응만 하면 진다”

지난 포스트에서는 스타일 믹스와 이미지 조작 전략을 다뤘습니다. 나만의 스타일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히지 않는 플레이가 승리의 핵심이라는 점, 기억하시죠?

이번 글에서는 『Harrington on Hold ’em』 Part 3의 전반부 내용을 바탕으로, 상대의 공격에 어떻게 방어하고, 언제 반격할지를 전략적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당하지 않고 방어한다”는 말, 포커에선 절대 부족합니다. 상대의 공격을 활용해 오히려 그들을 덫에 빠뜨리는 수비 전략,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죠.

수비도 전략이다 – 반응이 아닌 설계

많은 초보자들이 실수하는 점은 이겁니다.

“상대가 베팅하면 콜할지, 폴드할지 고민한다”

이건 방어가 아니라 반응에 불과하죠. 저자가 말하는 수비는 한 발 더 나아갑니다.

“수비는 공격의 설계가 있어야 성립한다.”

단순히 지키는 게 아니라, 상대의 공격을 ’이용’해서 이기는 것이 진짜 수비 전략입니다.

예시: 설계된 수비

  • 상대가 루즈-어그레시브 스타일로 계속 베팅할 때
  • 나는 플랍에서 탑 페어 + 미들 키커 (예: Q♣ J♠)를 가지고 있음
  • 상대의 컨티뉴에이션 벳에 ‘콜’ → 턴에서 체크
  • 상대는 내가 약하다고 판단해 또다시 베팅 → 여기서 체크-레이즈

이처럼, 미리 계획된 반응만이 전략적 수비가 됩니다.

해머 vs 로프어도프 – 두 가지 수비 철학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파트 중 하나는 두 가지 전혀 다른 수비 전략을 소개하는 부분입니다.

  • 해머(Hammer): 수비라기보다 선제적 방어, 상대가 공격하기도 전에 압박해서 행동 여지를 줄입니다.
  • 로프어도프(Rope-a-Dope): 일단 맞아주는 듯하다가, 상대의 공격이 지쳤을 때 역습을 날리는 방식입니다.

두 스타일 모두 상황에 맞게 쓰일 수 있으며, 어떤 것이 무조건 우월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해머 전략 – 미리 두들겨서 못 오게 막는다

  • 프리플랍에서 의심 가는 핸드가 나올 때 강한 레이즈로 진입 차단
  • 플랍에서 작은 베팅이 들어오면 바로 레이즈로 눌러버림
  • 스택이 충분할 때,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잡고 싶은 경우에 효과적

예: 상대가 컷오프에서 느슨한 오픈을 했을 때, 버튼에서 A♠ J♣로 4BB 리레이즈 → 플레이를 사전에 차단

로프어도프 전략 – 일부러 맞아준다?

  • 플레이어가 계속 공격적으로 나오게 놔둔다
  • 우리는 약한 척 ’콜’로만 대응하면서 상대의 공격을 유도
  • 적절한 순간, 턴 또는 리버에서 강력한 레이즈로 역전

예: 내가 K♠ Q♠ 들고 있고, 플랍에서 킹 탑페어를 맞춤 → 상대가 플랍과 턴에서 두 번 베팅함 → 리버에서 강한 레이즈로 역습. 상대는 블러핑이었고, 우리는 큰 팟 획득

이 전략은 심리전과 참을성이 필요하지만, 성공 시 큰 보상을 줍니다.

핸드를 보여주는 이유 – 정보냐 연기냐

상대와의 장기전에서 자주 나오는 고민이 있죠.

“이번 판 끝나고 내 핸드 보여줘야 할까?”

책에서는 이 질문에 대해 핸드 공개도 전략의 일환으로 봅니다.

보여주는 것이 의미하는 것

  • 강한 핸드를 보여줌 → “나 타이트해” 이미지 구축, 이후 블러핑에 힘 실림
  • 블러핑 핸드를 보여줌 → “내가 자주 속이니까 조심해” 경고 신호
  • 보여주지 않음 → 상대가 ‘뭘 들고 있었을까’ 혼란 속에서 다음 판 진입

핸드 공개는 테이블 위의 언어입니다. 말은 하지 않지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다음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죠.

예시: 강한 패 보여주기

  • 내가 A♣ A♦ 로 승리한 후, 일부러 카드를 오픈
  • 다음 판에서 내가 7♠ 5♠ 를 들고 약한 핸드로 베팅했는데도 → 상대는 “이번에도 AA인가?” 하며 폴드

핸드를 보여주는 건 단순한 자랑이 아닙니다. 다음 판을 위한 사전 포석인 셈이죠.

FAQ

Q1. 수비도 이렇게까지 설계해야 하나요?

A. 네. 수비는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는 공격적 전략의 연장입니다.

Q2. 로프어도프는 너무 위험하지 않나요?

A. 맞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지나치게 공격적인 스타일이라면, 오히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입니다.

Q3. 핸드를 보여주는 게 오히려 손해 아닐까요?

A. 무조건 보여주는 게 아니라, 타이밍을 노려야 합니다. 정보 제공이 아닌 심리전의 연장입니다.

Q4. 어떤 상황에선 해머가 더 좋나요?

A. 테이블 이미지가 너무 약할 때, 나를 공격 대상으로 삼는 플레이어가 많을 때 강하게 눌러줄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편 예고 – 토너먼트의 흐름을 장악하라

수비 전략을 익혔다면, 이제 토너먼트 전체를 설계하는 시점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Harrington on Hold ’em』 Part 3의 후반부를 기반으로,

  • 토너먼트 운영 전략
  • 스택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전략
  • 기록하고 관찰하는 습관

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게임 한 판만 보지 말고, 흐름 전체를 보라.”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