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는 포커와 브리지, 그리고 케노의 확률을 조합 수학으로 분석해봤습니다. 간단한 카드 족보 하나도 수학적으로 들여다보면, 우리가 놓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죠. 이번 챕터 5는 또 다른 핵심 개념으로 넘어갑니다. 바로 이항분포와 평균의 법칙입니다. 이 개념은 카지노 게임을 수학적으로 분석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핵심 도구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믿어봤던, 아니 지금도 믿고 있을지 모르는 전략들 마틴게일, 캔슬레이션 같은 시스템 베팅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 수학적으로 검증해줍니다. 도박에서 수학이 가지는 힘, 지금부터 제대로 느껴보세요.

반복되는 게임과 수학적 기대: 확률로 본 승산

이길 확률, 계산할 수 있을까?

카지노 게임은 기본적으로 확률 게임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식 룰렛에서 0~36까지 총 37개의 숫자 중 3번 ’0’이 나올 확률을 계산하면 어떻게 될까요? 한 번 돌릴 때 0이 나올 확률은 1/37입니다. 이를 10번 반복해서 3번 나올 확률은 이항분포를 통해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 p(3 zeros in 10 spins) = C(10,3) × (1/37)^3 × (36/37)^7 ≈ 0.00192

즉, 1/500의 확률로 10번 중 3번 ’0’이 나오는 겁니다.

이 방식은 크랩스에서 정확히 $6을 딸 확률, 동전 8번 던져 4번 앞면이 나올 확률, 주사위 12번 던져 4번 이상 5나 6이 나올 확률 등 다양한 게임에 적용됩니다. 수식은 다르지만 핵심은 같습니다. ’지정된 횟수 중 특정 횟수의 성공 확률’을 계산하는 것, 이것이 이항분포입니다.

이항분포, 그리고 “평균의 법칙”

이항분포는 카지노처럼 고정된 확률(p)로 독립적인 시행(n)을 반복하는 게임에서 매우 잘 작동합니다. 예를 들어, 라스베가스의 빨간색(Red)에 베팅하는 룰렛 게임(p ≈ 0.474)에서 이항분포는 다음과 같은 확률 곡선을 만듭니다.

  • 4번 베팅: 가장 대칭적인 형태
  • 8번, 16번, 32번 베팅: 점점 종모양에 가까워짐
  • 64번 베팅: 정규분포로 근사 가능

이러한 분포는 수학적으로 평균값(np)과 분산(npq)에 따라 중심이 결정되며, 횟수가 많아질수록 중심극한정리에 의해 종 모양의 분포로 수렴하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평균의 법칙’이 여기서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법칙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결국 평균에 수렴한다’는 건, 결과가 안정적으로 예측된다는 의미지, 당신이 이긴다는 보장은 아닙니다.

수학이 말하는 카지노의 법칙: 이기고 싶다면 무엇을 계산해야 할까?

책은 단순히 수학 공식만 던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실전 질문으로 이해를 돕습니다.

  1. 룰렛을 64번 돌려 $1씩 건다.
    → 33번 이상 이기면 수익. 그럴 확률은?
    → Z-score 사용 → Z = (33 – np) / √(npq)
  2. 64번 중 정확히 $20을 벌 확률은?
    → 특정 구간 Z값의 차이로 계산.
  3. 500번 게임에서 $40 이상을 벌 확률은?
    → 기대 수익 이상을 얻기 위한 Z-score 계산

결론은 명확합니다. 횟수가 늘어날수록, 하우스 엣지가 있는 게임에서 수익을 기대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시스템 베팅: ’이기는 법’이 정말 존재할까?

마틴게일(Martingale) 전략

“지면 베팅을 두 배로 늘리고, 이기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방식입니다.

  • 예를 들어, 처음에 $1을 걸었다가 지면 다음 판에는 $2, 또 지면 $4, $8, $16, $32, $64로 점점 두 배로 늘립니다.
  • 이 방식의 핵심은 한 번이라도 이기면 지금까지의 손해를 모두 만회하고 $1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 예: 총 6번 연속으로 지면 $1 + $2 + $4 + $8 + $16 + $32 = $63 손실이 됩니다. 7번째에 $64를 걸어 이기면 $64을 받고 $63을 회복하니 $1 이익.
  • 실패할 확률은 약 2.1%밖에 안 되지만,
  • 문제는 베팅 한도가 정해져 있고, 자신의 자금도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는 몇 번만 연속으로 져도 더 이상 배팅을 이어갈 수 없게 됩니다.

캔슬레이션(Cancellation) 전략

“정해둔 목표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리스트를 만들어 그 숫자에 따라 베팅을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 예를 들어 목표 금액을 4, 7, 1, 3, 4, 2라고 정하면, 맨 앞과 맨 뒤 숫자를 더한 6을 첫 베팅 금액으로 사용합니다.
  • 게임에서 지면, 방금 베팅한 금액을 리스트 맨 끝에 추가하고 다시 앞+뒤로 베팅 금액을 정합니다.
  • 반대로 이기면, 방금 베팅에 사용한 앞뒤 숫자를 리스트에서 제거합니다.

이 전략은 이기면 목표 금액에 가까워지고, 지면 리스트가 더 길어지며 더 많은 돈을 걸게 되는 구조입니다. > 단기적으로는 유리해 보이지만, 연패가 쌓이면 베팅 금액이 커지고 손실도 커지기 때문에 매우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결론: 고정 확률 게임은 ‘수학적으로 이길 수 없다’

책은 수학적으로 단언합니다. 어떤 시스템을 쓰든, 어떤 방식으로 베팅을 나눠도 고정 확률이 유지되는 한 기대값을 바꿀 수 없습니다.
즉, 블랙잭이나 포커처럼 ‘상황에 따라 확률이 변하는 게임’이 아니라면, 전략은 허상에 불과합니다.

예외: 블랙잭에서 실제로 통하는 전략은?

블랙잭은 다르다

블랙잭은 이항분포 구조가 아닙니다. 카드가 빠지며 확률이 변하는 비고정 확률 게임이죠. 이 때문에 다음과 같은 전략이 작동합니다.

  • 카드 카운팅
  • 딜러의 오픈 카드 기반 보험 베팅
  • 덱 조성 확인 후의 전략 변화

책에서는 유명한 수학자 에드워드 소프(Edward O. Thorp)의 『Beat the Dealer』를 언급하며, 실제 수학 기반 블랙잭 전략이 어떤 수익을 만들었는지도 소개합니다.

FAQ: 카지노 수학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짧은 Q&A

Q1. 평균의 법칙은 결국 이긴다는 뜻 아닌가요?

아닙니다. ’결과가 안정된다’는 뜻이지, ’플레이어가 이긴다’는 뜻이 아닙니다.

Q2. 질 때마다 두 배 배팅 하면 언젠간 수익이 생기지 않나요?

자금이 무한하고, 베팅 한도가 없다면 이론상 가능. 현실에선 불가능합니다.

Q3. 도박을 오래 하면 평균적으로는 본전 아닌가요?

아닙니다. 하우스 엣지가 있는 게임은 장기적으로 플레이할수록 손실이 쌓입니다. 평균에 수렴한다는 건 이기는 쪽도 지는 쪽도 아닌 ’수학적으로 정해진 손해’에 가까워진다는 뜻입니다.

Q4. 카드 카운팅은 왜 블랙잭에서만 가능한가요?

블랙잭은 사용한 카드가 덱에서 빠지기 때문에 남은 카드의 구성이 확률에 영향을 줍니다. 반면 룰렛이나 주사위 게임은 매 판 확률이 똑같기 때문에 카운팅이 의미 없습니다.

마무리

『The Mathematics of Games and Gambling』 챕터 5는 ’이항분포’라는 개념을 통해 수많은 카지노 전략의 가능성과 한계를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냉정하게 말하죠.
“기대값을 바꾸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는 이길 수 없다.”
하지만 동시에 희망도 줍니다.
’확률이 변하는 순간’에 대응하는 전략만이 진짜 이기는 전략이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챕터 6, Game Theory로 넘어가며 포커, 블러핑,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전략적 사고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카지노 수학의 핵심 중 하나인 ‘심리와 전략의 게임’, 기대해주세요.